글쓰기와 책쓰기의 꽃, 서문작성 '팁'

 

시원하고 섭섭하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건가보다. 2014년 겨울,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던 퇴근 않하세요? 카테고리의 마무리 작업이 끝났다. 서문까지 작성한 책이 세상에 곧 나오게 된다. 물론 아직 출간의 시간까진 엮고, 줄이고, 버리는 작업이 남았다. 편집자님은 지금도 '이 책을 어떻게 마케팅 해야하나' 고민하고 계실지 모른다. 그걸 생각하면 좀 미안한 마음도 든다. 아닌게 아니라 책쓰기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게, 누구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던 꿈같은 일, 그게 현실이 되어버렸으니까. 스스로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팔자를 고친건 아니다. 물론 내면의 사이즈는 커졌다. 혹자는 그렇게 "죽는소리 하면서 굳이 책을 왜 쓰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글쓰기나 책쓰기나, 고통 발전기 옆에서 마라톤 뒤의 생명수 한모금을 마시는 것과 같다. (적어도 나에겐) 그럼에도 끊지 못하는 중독성이 있다. 만약 글쓰기나 책쓰기가 처음인 누군가 이 글을 본다면, 나아지지 않는 글로 인해 책상에 머리를 콩콩 찍어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내 말도 어느정도 수긍 갈 것이라고 위안삼아 본다. 마침표를 찍고 나서 느끼는 그 라이터스 하이가 손가락을 쉴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또 그 다음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이 짓을 하는가라고 후회한다. 그것이 글쓰기이고 책쓰기다. 쓰다보면 세상사는 것이나 글쓰는 거나 비슷비슷하다  느껴질 때가 많다. 쓰라린 날이 더 많지만, 그 속에서 달달한 날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사는 것과 매한가지니까. 쓰고 보니 너무 멀리왔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돌아가 서문을 쓰는 이야기를 제대로 해보겠다.

 

 

 

첫 책의 에필로그와 프롤로그를 작업하는데까지 거의 2주가 걸렸다. 한창 미친듯이 글쓰기와 책쓰기에 전념했을 때에는, 2주였다면 칼럼 3-4개는 나왔을 것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린걸까? 이 책을 통해 뭘 말하고 싶었는지를 떠올리는 게 왜 그리 오래 걸렸단 말인가. 모르긴 몰라도 하고 싶은 말이 뭐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서문이 책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개하고 홍보하는 그 어떤 시작이라 생각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책 안의 글들이 내 팔자라면 서문은 내 팔자를 뒤돌아보는 일이었다. 지 팔자는 지가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서문이 사막의 오아시스일 수 밖에. 누군가 서문이 나오지 않아 힘들다면, 첫 마디를 이렇게 건네고 싶다.

 

종이 열장은 쓸 각오로 덤비라고

 

그렇게 10장을 써서 2장이 남았다면, 5배 압축된 글이 나올 것이고, 20장을 써서 2장으로 줄었다면 10배를 압축한 것이다. 어떤 글이던 많이 고치고 많이 다듬을수록 질적향상은 수순이라는 걸 우리 모두 알고있다. 서문도 그랬다. 그럼에도 나는 그 답을 멀리서만 찾았다. 쓰고 버리고, 버리고 또 쓰고. 완벽하게 썼던 적도 없으면서 뭘 그리 더 완벽한 걸 찾았는지 말이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서문을 제일 편하게 쓰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이 고치면 된다. 그래도 마음에 안든다면 좋아하는 책이나 작가의 서문을 보라. 그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아마 벼라별 이야기가 다있을 것이다. 책을 즐겁게 썼다는 사람, 필자처럼 직장을 마친 뒤 퇴근 후에 또는 새벽에 썼다는 사람. 책을 왜 힘들게 쓰냐는 사람. 인생 파도 모두 겪고 책으로 인생을 바꿨다는 사람. 전체 구성의 벤치마킹을 하라는 소리다. 맥락을 알고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훨씬 쓰기가 수월해진다.

 

 

 

짜집고 붙이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다. 이 역시 참고만 해서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하자면, 필자가 생각하는 서문의 밸런스는 책이야기 반, 책으로 이야기하려 했던 나의 이야기 반이 좋았다. 공기반, 소리반처럼 말이다. 이 역시 취향이니 적절히 소화했으면 좋겠다. 독자들은 정보만 읽거나 객관적 이야기만 먹지 않는다. 저자의 생각과 감성도 함께 읽고 뇌로 먹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사람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저자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다. 그 향과 맛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글이나 책이라도 저자가 냉정하고 차갑게 느껴지는 순간, 그 책을 다시 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

 

 

 

서문 조각모음

 

그래서 서문이 어려웠다. 책 소개와 저자의 이야기, 끌어들일만한 한 방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니, 그리고 정해진 분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 말이다. 일필휘지인 명사들은 서문을 어떻게 쓸까? 쉽게 쓸거야, 20분이면 끝나겠지? 이런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 부질 없는 생각이다. 설령 안다고 해서 따라할 수도, 따라해서도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미 써놓고 질러놓은 서문들을 하나하나 모아보자. 차곡차곡 모은 다음에 다음의 방법으로 엮어보자.

- 책을 쓴 이유와 아쉬웠던 점
- 이 책으로 독자들이 얻었으면 하는 것
- 책의 흐름을 미리 알기 쉬운 간단한 소개
- 감사의 인사 또는 고마웠던 사람
- 다른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이 책만의 장점

정말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된다면, 위 가이드 라인을 순서 상관없이 묶어보고 뒤집어 보라. 떠내려갈 수 있을 때 까지 떠내려가 써보고 난 뒤에 말이다. 책쓰기나 글쓰기나 마찬가지, 그리고 서문도 마찬가지, 김치처럼 묵히고 쟁여둘수록 감칠 맛이 난다. 고치고 씹고 뜯고 할 작정으로 써라. 서문은 모든 글의 머리다. 여기에서 독자를 설득시키지 못하면 힘들어진다. 지금까지 죽기살기로 나 자신과 싸워가며 썼는데, 서문에서 미끄러져 버린다면 신의 악수가 될 수 밖에 없다. 그걸 줄이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 있다. 몇 장의 원고가 나왔다면 글 속에서 공통된 키워드로 묶어보는 것이다. 2-3개, 3-4 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문 글쓰기에서 내가 하고싶은 말의 메세지가 2-3가지 이상이 넘지 않는다면, 매일 하나의 같은 키워드로만 귀결된다면? 술을 끊거나 사우나를 다녀와서 맑은 정신으로 다시 써라. 그리고 다음처럼 소제목을 달듯 상단에 머리를 달아라. 내가 말하는 키워드라는 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저자의 생각이 아니다. 쓰고 나니 드러나는 글의 성향이자 성격이다.

 

 

 

성향분석 


1. 책을 쓰면서 힘들었던 점
2. 책을 읽었으면 하는 사람들
3. 책을 읽고 얻었으면 하는 것

필자의 첫 책 서문에서는 1번에서 3번까지의 이야기가 많았다. 이것을 토대로 기-승-전-결, 혹은 전주-노래-후렴처럼 순서를 바꿔보자. 무엇보다 독자의 입장에서 바꿔보는 것이 중요하다. 역시 글쟁이는 지 팔자를 잘 알아야 할 것 같다. 물론 그게 제일 어렵지만. 서문이라고 해서 3분 카레처럼 툭 튀어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라 생각한다. 그래서 2주 동안 서문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오고갔다. 처음 써서 보냈던 서문과 맺음말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와이어와 까만색 쫄쫄이를 입고 작가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내 이름으로 된 폴더를 지우고 나오고 싶다. 너무 감성적이었던 내 서문을 늦게나마 반성한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 하나 있다.

 

 

독자들은 측은함으로 컨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항상 조심해야 한다. 독자들은 뭔가 얻는 게 있어야 책을 집어들고 다음 장을 넘긴다. 그걸 잊는 순간 서문도 망하고, 책도 망하고, 과거의 개고생이 억울하게 느껴질 것이다. 제목 다음이 바로 서문이다. 잊지 말자. 제목은 묵은 김치고 서문은 물김치다. 시원하고, 감칠맛 나고, 부담없이 다른 반찬을 빛나게 해주는, 그런 존재어야 한다.


Baramkal

퇴근안하세요 저자, 파워블로거, 온라인마케팅 교육, 문화컨텐츠 수록

    이미지 맵

    연재 & 칼럼/블로그 책쓰기 : 파워블로그를 이기는 파워북로그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