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뷰 파라다이스 야경투어 홍콩여행


Intro
치즈버거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 왠만한 음식은 다 잘 먹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실로 그 맛은 '한 번 죽어볼래?'의 느낌이라서, 꾸역꾸역 삼켜야 하는 맥도날드가 있는 곳, 바로 홍콩이다. 방금 손으로 2개 집어먹은 감자튀김의 매콤함, 그리고 2박 3일간 개고생한 내 뜨거운 발이 느껴진다. 그것뿐만은 아니다. 어깨는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이미 아무것도 않하고 있지만, 더욱 더 강렬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은 지금이다. 


11월부터 계획된 이번 여행은 2박 4일이다. 첫 날은 홍콩, 두 번째 날은 마카오. 그리고 마지막 날 새벽인 지금까지다. 2시간이나 지연된 비행기 탑승까진 아직 1시간 30분이 남았고, 급작스레 몰려든 질풍도노의 감정이 '오늘 하루 더 자고갈까?' 유혹한다. 그러나 이제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백팩도 싫고 캐리어는 두배로 싫은 해외여행이 되가고 있다. 이제 그냥 보라카이 같은데를 가야하는 아저씨가 된건가? 아직 고스란히 인정하기는 싫으니, 이 모든 게 회사 때문이라고 써내려갈뿐이다.   










첫 날 - 사이잉 푼
간사이 공항을 떠올리게 하는 구름다리의 홍콩 공항 건물이 낯설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도착해 나를 기다리는 동생과 만났다. 우리가 묵을 호텔인 아일랜드 퍼시픽 호텔은 공항버스로 이동하면 한 시간에서 1시간 20분 정도의 거리다. 도착할 때 까지 그렇게 환장할 뷰는 없었다. 사이잉 푼에 도착하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이 났다. 여기가 외국인 것이. 무엇보다 생전 처음 제대로 보는 2층 버스가 그랬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낡고 높은 빌라들이었다. 가는 곳곳마자 빨래널기를 생활화하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지나가던 동생의 머리 위로 물방울이라도 떨어질 때면 그는 "아 씨x!"을 연발했다. 나는 조용했다. 3층 버스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 여겼던 나는 도착 후 거의 한 시간을 버스만 찍어댔던 것이다. 깔끔하고 섬세한 일본과 정반대의 모습, 그것이 이곳이었다. 스케일은 방대하지만 그리 섬세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이 아닐까. 공항버스에서 15분쯤 걸었고, 내 생각보다 높지 않은 호텔인 아일랜드 퍼시픽 호텔에 도착.






아일랜드 퍼시픽 호텔 & 작은 소호거리

'들뜨면 안되는데...'

생각만 이렇게 할 뿐, 시계차기 전에 신발부터 신고 있었다. 진정 즐기는 여행객이 되기에는 나도 글렀다. 작은 소호라 불리는 호텔 앞의 거리를 쏘다니며 셔터를 쏜다. 홍콩은 오르막길이고 내리막길이도 건물천국이다. 여백의 미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 물론 번화가니까 그렇다. 가고 싶었던 남생원(냔샹웨이)는 조용했겠지만.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한 편이라 셀카같은 건 잘 찍지 않는데, 여기는 찍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앵간히 이국적으로 느꼈나 보다. 그 짓(?)을 조금 하다가 현지인들에게 눈을 돌린다. 우리나라나 브라질 같은 곳만 빈부격차가 있는 것은 역시 아니었다. 홍콩과 마카오 역시 상상 이상의 갭을 볼 수 있었다. 수트 차림의 회사원 옆으로 상의탈의한 시장 아저씨가 오버랩되는 장면을 보는 사람이라면 이와 비슷한 생각이 들지 모른다. 






첫 식사
발 밑을 내려다 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 빌딩 숲, 동생을 뒤따라가며 서울상경 처음한 사람처럼 올려다보기를 여러번, 멈춰선 곳은 Domon이라는 식당이다. 들어가자마자 고운 시선은 아니었던 손님이 쳐다보단 라멘집이다. 음식 떄문에 꽤 고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갔었기 떄문에, 그래도 일본음식이라면 동생의 입맛에는 그리 최가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내 예감은 확신이 되어 돌아왔다. 라멘 하나와 교자를 주문했다. 역시 일본 음식이 잘 맞는 나와 다르게 동생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식집은 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일본 음식을 흉내내는데에만 그치는 이름만 퓨전인 그런 음식점보다 오리지날리티를 뽐내고 있었다. 위치는 아일랜드 퍼시픽 호텔 앞 오르막길을 끝까지 올라가 우회전 하면 300미터 쯤 앞에 보인다. 





야경 취사선택 : 각오 단단히 '피크트램' 
첫 날 야경을 어디서볼까? 이 날 최대의 고민이자 걱정거리였다. 그래, 그렇게 사람들이 찾는다는 빅토리아 피크로 가보자. 그래 형. 쿨내나는 두 남자 코스프레를 하던 우리 두명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줄서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낸 결론은 침사추이로 점프하는 것이었다. 시계탑이 있는 바로 그곳 말이다. 선택은 빨리 내렸는데, MTR(지하철)가는 길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다녀와서야 말이지만, 처절한 배낭여행자가 아니라면, 정말 굶겠다는 의지가 가득한 헝그리한 여행자가 아니라면 택시를 타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그리 멀지 않은 왠만한 거리는 30-50 달러에 거의 다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인라커 시스템이 최악인 이곳에서는 택시가 정답인 듯 하다. 일정이 빠듯하다면 더욱 더 택시를 추천한다.



피크트램 앞의 미친듯한 행렬때문에 두명은 기가 죽었다. 불안했다. 못 타고 가면 어쩌지? 그 기죽음을 몸소 인증샷으로 대신해본다. 그럼 피크트램은 못 탔냐고? 탔다. 그것도 마지막날 겨우겨우 말이다. 뒷 이야기는 뒤에 해야 꿀잼이니 넘어가자. 그럴만한 매리트가 있었다는 것은 미리 알린다.






MTR : 피크트램에서 침사추이로
찍을 때에는 몰랐지만, 피크트램에서 침사추이로 가기 위해 걷는 동안 우리는 왠만한 유명 건물은 다 찍어냈다. 그 동네의 인심을 알려면 고양이를 만나보면 안다고 했다. 나는 그 동네 서민들의 생활이나 문화를 아는 데 지하철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외국여행에서 지하철 타는 일은 내게 설레임 그 자체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나 일본과 다르게 열차 가운데 봉과 손잡이가 일자로 나있다는 것이다. 가운데 공간을 활용하는 센스는 돋보였다. 참고로 침사추이에서 내린 뒤부터는 명칭안 거리 이름을 잘 몰라 사진으로만 대체한다. 걸어가는 길에 말로만 듣던 짝퉁시계 판매상이 있었다. 





"아저씨, 시계있어요 짝퉁시계. 똑같아요."

'아저씨도 들었던 거랑 멘트가 똑같아요.'



시계탑 
명품 간판을 뚫고 지나 시계탑 앞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거리가 있어서 광각렌즈가 빛을 온전히 발휘하지는 못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스케일이나 야경의 밸런스나 구도, 이 모든게 최고였다. 입이 벌어진다. 이쯤되니 삿포로 비행기를 놓쳐 오타루 야경을 담지 못했던 일, 나가사키에서 감기로 세계 3대 야경을 찍지 못했던 일들이 가슴팍을 울린다. 그래도 이 때만큼 여유있고 찬란했던 저녁도 없었다.





꿈에 그리던 홍콩야경
버스킹을 하는 일반인 밴드들의 음악을 BGM으로 깔고 방금 도착한 페리와 야경을 번갈아 가며 담기만 해도 어여쁜 롱테이크 한 씬이 툭하고 썰려져 나온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셔터만 키고 껐을 뿐. 거의 두 시간을 여기서 보냈다. 호텔로 돌아가기 싫은 밤이었다. 농담 30% 섞어 이런 좋은 곳엔 왜 항상 남자랑 오냐? 동생에게 말했다. 








Come back hotel
이대로 잠들 수 없어서 호텔에 갔다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와 사진을 찍었다. 야식으로 맥도날드에 들어가 치즈 버거류를 주문했는데, 더럽게 맛없다. 직원들 모두 내일 지구가 멸망이라도 하는 듯한 표정이라 두 배로 기분이 더러웠다. 그래도 반이나 먹었다는 사실에 매너남이라 자처해본다. 1편 끄읏~


Baramkal

퇴근안하세요 저자, 파워블로거, 온라인마케팅 교육, 문화컨텐츠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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